뻔뻔해지기가...

by 宋梅 posted Nov 30, 200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사실 한참 되었지만 그동안 별로 알아보는 사람이 없어서 다행으로 생각했었는데
어제경매모임에서 가림님의 첫일성...
"어?? 퍼머하셨어요?"

대학시절에는 한창 장발이 유행하던 시절이었으니
아이들은 가끔 더벅머리 장발모습의 아빠의 젊은시절 사진을 보면 가가대소다.
어렸을때 부터 머리를 깎는 것이 그리 즐겁지는 않았었다.
그것도 그럴것이 당시에는 이발소래봐야 학교구내이발소가 대부분이었고
그나마 일년에 몇번
그것도 반은 깎이고 반은 뽑히는 낡은 기계로 깎는 판이니 기계를 가져다 대는 순간부터 얼굴을 구겨야했으니 내 차례가 끝나고 나면 다른 사람이 인상쓰는 모습을 보면서 고소해 하곤 했었다.
남자는 이발소, 여자는 미장원이라는 공식이 언제부터 무너졌는지, 내가 언제부터 미장원을 들락거렸는지는 정확한 기억이 없다. 다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창문너머로 기웃기웃 눈치를 살피다가 사람이 많아보이면 발걸음을 돌리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요즘은 내가 생각해도 엄청 뻔뻔해졌나보다.
단골 가계까지 생기고 눈치도 안보고 버젓히 드나드는게...

각설하고
얼마전부터 미장원 아줌마는 퍼머를 한번 해보라고 권유했었지만
남자 빠마(?)는 무신....
하지만 머리카락 자체가 힘이 없는데다
날마다 머리감고 아침이면 잔뜩 힘을 주고 출근해보이 하루내 벙거지 뒤집어 쓰고 살다보면 퇴근 무렵이면 떡(?)이 되있기 일수다. 한동안 그러려니 하고 살았었는데 아닌게 아니라 슬그머니 꾀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파마를 하면 떡이 되지는 않을텐데...

"퍼머하시면 관리하시기가 훨씬 편한데..."
"근데 그거 남사시러버서리..."
"왜요? 요즘에는 남자들도 파마하고 염색하고 많이들 하시는데요...."
"그럼 쬐깨만 태 안나게..."

남들 보기에는 어쩔지 모르지만 아닌게 아니라 아침에 머리감고 관리하기는 한결 편해졌다. 빗질하고 바르고 할 것 없이 머리감고 털털 털어서 말리면 끝이니...

기왕 내침김에 브릿지도 함 해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