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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2001.10.16 22:57

큰 코 다친 사연.

조회 수 1564 추천 수 0 댓글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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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송매님께서  화성 사진을 한장씩 올려 주시길래
훔쳐 보듯 빠끔빠끔  바라만 봐 왔는데 얼마전  서장대 사진이 올라와
막새 이야기가 나왔다.  그 막새란 놈(?)을  멀거니 바라 보고 있자니
불현듯  옛일이 떠올라   실소를 금할수가 없으니....


그때가 열몇살..맞을 것이다.
난 가을 소풍을  그해 범어사로 갔다.
당시 난 왕따였다. 왕따...
조그만 것이  뭐가 그리  조숙한척 했는지...
퇴락한 단청,
댕그렁 흔들리는 풍경.
노오란 은행잎.  
암자 뒤로 가득한  대나무 숲.
또  무슨 보호로 지정된 등나무 군락하며...
온통 가득한 만추의 계절이라  조숙한 계집아인 아마  얼이 빠진듯
하였을 것이다.  
보물찾기도 장기자랑도...
모든게 시들한  그런 때....
혼자서 대웅전하며  인적이 드문  금어선원이라든지 산영각 뒷편에서
별의별 시름에 잠겨 고독에 차 있는데 문득 내 눈에  아주 정확하게
파고 들어오는게 있었다.
금어각 뒷쪽 대숲 언저리에 버려진  ...
그것은 기와였다.
아니 자세히 알고 나니 막새조각이었다.
난 아주 뛸뜻이 좋아하며 그것을  소풍기념으로  집어 들었다.
그리곤 아주 황홀하여  의기양양하였다.
짖고 까부는 가시나들보다 내 이 교양있는 안목(?) 에 감탄하며...


그것을 난 고이 모셨다.
옛 어느 스님이 집어 내던졌을 그  막새 조각.
아침마다 뚫어져라...  깨져라 ...쳐다보는 거울 위에다
선반을 만들고
게다가 어찌어찌 올려 놓으니 그것은  아침마다
내게 안부를 묻는듯도 하였다.
겨울이  거의 끝나갈 때였지 싶다.
내게 꿈같은  일이 벌어졌다.
바로 오매불망 기다리던 첫사랑의
전화를 받았으니...
방학이 거의 끝날 즈음이었는데  난 거의 인사불성으로 엷은 화장까지 하고
마지막 매무새 점검으로 다시한번 뒤돌아 거울을  보려 하다가...


아마 거울을  무엇으로 살짝 건드린것 같은데 막새가 떨어져
이제 마악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젤루 이뿌냐!!!?"
하려던 내 가슴을 찢어 놓았으니...


글쎄 고것이...  버릇없는 것이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서걱 거리는 대숲에서
뱀이나 어쩌다  놀러와 한번 훒어 보고 갈뿐일 저를 구해 주었더니...


그만 내 콧잔등을 강타하고 말았다.

"으아악!!!"
콧잔등에 마치 벼락이 친듯하였다.
피가 줄줄....


나는 울었다.
물론 아파서 울었다.
그리고 ....
추운데 기다리고 있을 내 첫사랑을 바람 맞힐것이 원통하고 절통하여
그날  내내 울었다.



  • ?
    은하수 2001.10.16 23:46
    ㅋㅋㅋ 남의 일에 크게 웃을수도 없고... 아 그때 그 막새 덕분에 지금의 신랑 만났구먼... 배은망덕이 아니라 은혜를 갚았는데요?
  • ?
    가림 2001.10.16 23:51
    음마야~!저런~으째야 쓰까이~~~그러게 애들은(?) 애들 다워야 한다니까유 ㅋㅋㅋ 그런데두 구콰님 코는 어째 그리 이쁘디야~?
  • ?
    宋梅 2001.10.17 08:52
    "내 이 교양있는 안목(?) 에 감탄하며... " 사실은 심각한 표정과 말투로 위로를 해드려야하는 순간같기는 한데 먼저 웃음이 나오니 어떡허지요?...ㅎㅎㅎ 푸하ㅎ핫~
  • ?
    아리랑 2001.10.17 10:15
    내 그때 추위에 벌벌 떨은걸 지금 생각해도 치가 떨리는구먼~~~~~~~글쎄 고게 막새따무니언나??? 허기사 새가 고렇게 막 생기묵었어도 구콰가 이쁜 줄은 알았었구먼~~~
  • ?
    모순미 2001.10.17 10:18
    진 알랑님 밖에 읍시유.^.^
  • ?
    은하수 2001.10.17 10:23
    아아~ 얘기가 그리 된거구나~~ 끄덕끄덕 ^^
  • ?
    초이스 2001.10.17 11:12
    웃어야 되는건지, 울어야 되는건지...참말로 어째야쓰껀지 몰르건네요~!!
  • ?
    모순미 2001.10.17 11:18
    저두 딱 그맴이었어요. 막새를 본 순간...
  • ?
    아리랑 2001.10.17 11:38
    울것인지 웃을건지의 초이스는 초이스가 초이스해야지!!! 초이스가 초이스 못하면 누가 초이스하란 마린교
  • ?
    모순미 2001.10.17 11:53
    제가 갈켜 들일께요. 웃으세요. 다 웃자고 지난일 부끄럽게 드러냈을뿐... ㅎㅎㅎ
  • ?
    초이스 2001.10.17 13:13
    쩌~쪽에서는 '저초 이초'하던디...이짝에선 웬 초이스가...이윤즉슨,,,아리랑님께서 헷갈리게 하싱께~!! 예를들어요?? 항상 하신 말씀 '순미모'님따무네 '미모순'님인지 '모순미'님인지 아적도 못 초이스하고 있슴당...우왓 3=3=3=3=3=
  • ?
    2001.10.17 13:14
    " 교양있는 안목(?)에" ... [강~타~~] 당 한 출~~!^... 그란디 "서걱 거리는 대숲에서 뱀이나 어쩌다 놀러와 한번 훒어보고 갈뿐일..." 표현이 기가 마킴미다~
  • ?
    아리랑 2001.10.17 14:05
    "날고 기는 순미모" 라~~~나는건 독수리 기는건 뱀 그러니까 독수리뱀!!! 줄여서 독수리 독 뱀사 하면 독사가 되는구나 어라??? 순미모는 순미엄마자나??? 아이고 고마할란다~~~ 그카고 출님도 안보는 새에 많이 컷네@#@ 요즘 한창 크는 인기 카수 [강~타~~]도 다 알고~~~헐
  • ?
    스카이 2001.10.17 15:40
    크큭~~ 쌍코피 아닌걸 다행으로 여기셔요.. 후다닥~~ =3=3=3=3=
  • ?
    모순미 2001.10.17 15:56
    암튼 스카인 내가 짱똘 맞아 쌍코피 나면 젤루 좋아할 인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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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카이 2001.10.17 15:59
    아녀..솜을 엄지손가락만하게 뭉쳐서 따라다닐껴...이뿌제??
  • ?
    모순미 2001.10.17 16:04
    잉! 그랴 이뻐. 그란디 스카이 엄지 손가락 만하게 뭉치면 내 콧구멍 싸이즈 안맞어...
  • ?
    김근한 2001.10.17 17:27
    누님 글 읽는 도중에 직원이 그러네요.뭔일 있어요? 웃다 붉으죽죽하다.(읽던중 내가 홧김에 차버렸던 그녀 생각.ㅡ_ㅡ;)한데요.에구.....어여 가을이 지났으면..
  • ?
    모순미 2001.10.17 17:32
    기럼 알랑님이 아니라 하니님 이였던가? !!!!
  • ?
    김근한 2001.10.17 17:47
    누님두~체인게 아니라 찼다니깐유...분명히 내가 찾는데 왜 내 가심이 시린지...몇년을 후회했었습니다.ㅎㅎㅎ.어디잇든 행복하기만....아~ 이러다 울 집사람 알아따간 난 쥑음인디..
  • ?
    모순미 2001.10.17 17:49
    그래, 맞어. 그날 안나왔다구 채였다니께.
  • ?
    김근한 2001.10.17 18:01
    ㅎㅎㅎ~글 막 쓰고 엔터 치는데 RRR~울 집사람에게서 전화 왔습니다.을메나 철렁했는지ㅡ_ㅡ;....도둑이 제발 저린다니깐유.//그 첫사랑님도 차고나서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을지 모르겠네요.네가 쬐금만 이해해줄껄~하구요.남자 맘 다 같아유..--근데 그 막사발 워쨌슈?홧김에 박살????
  • ?
    모순미 2001.10.17 18:05
    막새가 막사발로 언제 변했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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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한 2001.10.17 18:36
    우잉????막새가 막사발 하곤 틀린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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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2001.10.17 20:36
    기와지붕 끝 마감하는 기왑니다. 끝이 원판으로 되어 그 원판 호의 1/3 둘레로 안쪽으로 굽어 평기와장 길이 만큼 길게 뻗혔음. 영국신사 그 날 몹시도 애간장이 녹았겠구먼~! ㅋㅋㅋ...
  • ?
    아리랑 2001.10.18 09:32
    아니 들풀성님!!! 기와에도 원판화가 핍니까??/ 기와에 호가 들었으면 불량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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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10.20 15:19
    [강~타~~]가 가숨미까?... 지는 만화주인공 인 줄 알았는데?...글고 벽걸이용 풍란석부작 할려고 古막새 찾으려 다니는데 이게 잘안보여요...순미모님~ 혹시 그 막새 지금도 가져고 있스몬 이제 더이상 캬~피 터지는 일은 없도록 지가 책임질 자신있는디~!^
  • ?
    모순미 2001.10.20 15:20
    냅다 그때 집어 던졌는디... 에라이 배은망덕한 싸00 없는 막새 같으니라구..그러면서요.
  • ?
    2001.10.20 15:25
    캬~캬~^... 그 귀한 골동품을 이런 우얄꼬~!^.... 순미님 흘린 캬~피량 보다 더 비싼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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