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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조회 수 975 추천 수 0 댓글 7
여차저차해서 다투었습니다.

화가 나서 소주한잔 했습니다.
괜시리 집에 가기 싫어서 낚시대 울러메고 나왔습니다.

낚시를 하는데 오늘따라 왠 우럭이 마니도 올라오더군요..
심지어 감성돔도 잡았지요..

낚시에 빠져 언제 집사람하고 싸웠는지도 몰랐습니다.

낚시줄이 끊어지고 나니..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돌아 갈려니 밀물로 인하여 가는길이 막혔더군요..
섬이라는 특성상.. 산만 넘으면 된다는 생각에
무작정 길도 없는 산을 넘으면 되려니 하고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갯바위 뒷산이라 엄청 험하더군요..
그래도 초입이려니 생각하고 진입하였지요.. 밤 11시에...

어쭈구리....... 가도가도 길이 안보입니다.

길이 너무 험해서 고기가 몇마리 낭떠리가 떨어지더군요..
줏어러 갈수도 없더군요..

조그만 섬이라는 생각에 직진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후레쉬들고 계속 갔지요..

한시간을 산속에서 헤메고 담배한대물고 생각해보니..
인제 어디인지도 모르겠더라구요..

가다보니 오솔길이 보이더군요..
그러나 따라가니 길이 없어지고,,또 길이 보이다가 없어지고..
뱅뱅 돌고..

숲이 하도 깊어서 하늘도 안 보이고.. 달도 없고..
불빛은 내 후레쉬가 전부이고..

한시간 반 정도 지나니깐.. 아차 큰일났다   생각이 들더군요..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지고..
뒷골이 싸늘해지더군요.. 식은 땀도 흐르고..

가족걱정이 되면서.. 귀신도 보다 무서운 것이
혹시 사고라도 나면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
너무도 무섭더라고요..(부부싸움 뒤라 휴대포도 안가지고 갔음)

그때부터 전투산행을 했습니다.

5 미터 앞이 안보이는 산속을 시속 40키로로 무조건 직전..
저 멀리 보이는 희미한 불빛하나를 목표로 하고선..무조건 직진..
빨리 산을 벗어나야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굴르고.. 가시나무에 찔리고.. 칡뿌리에 넘어지고..
개울물에 빠지고..

뒷통수가 서늘한 것이 꼭 귀신이 뒤에 있는 것 같고..
식은땀.. 흐르는 땀... 무언가에 홀린듯 산행을 하였지요..
나중에는 정말로 너무 무서워서 울면서 산을 타게 되더군요..

결국 2시간30여분의 전투산행 끝에  
서포리해안가에 도착하였지요..

희미한 가로등 아래서 담배한대 물고 있으니..
찢어진 런닝셔츠에.. 온몸은 멍이 들고..
군데군데 할킨 자국으로 따끔거리고..
이마엔 흙투성이고...  쯩말 무장공비 같더군요..

다행히 큰 사고 없이 돌아왔습니다만...
지금도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낚시해서 우럭 30마리도 더 잡았는데..집에 도착하니 열마리도 안 남았더군요.."
=> 이 말 한마디로 어젯밤 산행이야기의 긴박함을 대신하겠습니다.


난향회원님들...부부싸움 하지 마세용...
글구 특히... 부부싸움하고 낚시하러 가지 마세용.. - -;

덕적도에서 김성현 올림..  다시한번 쯩말루 부부싸움 하지 마세용... - -;
  • ?
    김창식 2001.10.15 02:04
    허~허..이리 착하게 사시는 부부도 다툴 일이 다 있다니..하여간 부부싸움도 관심이 있어야 하는것이지만 ..우럭 들고 야간 산악행군을 하였다다니..쩝 간첩으로 신고되지 않은것으로도 다행이네요...
  • ?
    시리 2001.10.15 09:02
    성현님....안녕하세요? 출근하면서 성현님 부인께 안부전화라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주말에 그런일이 있으셨군요...그래도 많은 상처를 갖으셨지만 무사히 귀가 하셔서 다행이구요...부인께서 얼마나 놀라 셨겠어요...저흰 부부쌈하면 쌈이 커질까봐 제가 나오는데 바람쐬러..앞으론 절대 나오지 말아야겠습니다..
  • ?
    들풀처럼... 2001.10.15 09:24
    나는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란 말을 믿습니다. 믿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젊었을 때는 수도 없이 싸웠으니까~! 지나고 나면 아무렇지도 않은 사소한 것이 원인입니다. 정작 싸워야 할 일이 벌어지면 그 때는 생각하느랴 오히려 싸움을 못했던 억울한(?) 경우도 있습디다. 싸움도 결국은 관심이 있기에, 사랑하니까 라는 괴변에도 일응 수긍을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나는 이혼을 했어도 벌써 백번은 했을 것이니... 단, 단,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는 언행은 결코 해서는 안됨을 명심하며 싸워야함을 전제로,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이니
  • ?
    들풀처럼... 2001.10.15 09:28
    이따금이면 해 봄직도 할 것인데..., 고 놈의 낚시가 문제이구먼~ 해서 싸움도 자주 싸워본 사움꾼이 할 짓이지 님처럼 가족을 사랑하는 맘이 큰 사람은 싸워서는 안된다는 것을 저~~위에 조물주가 (거~있나 ?) 엘로우카드를 오른손으로 번쩍 쳐들었을 것입니다.
  • ?
    모순미 2001.10.15 12:08
    산에선 일찍 해가 지는데..얼마나 무서우셨을꼬? 저도 지리산에서 한번 어둠을 맞아 얼매나 울며 불며 왔는지... 부인속은 아마 더 새까매졌을거예요. 기다리는 사람이 더 초조한 법이거든요. 감싸주세요. 네!!!
  • ?
    2001.10.15 17:21
    젊을때 부부다툼은 누구나 하는 것이니...별것아니고~....이런~! 우럭을 스무마리나 잊어버렸단 말이제~?... 우아~마 울 조카 만나~?!^
  • ?
    권순열 2001.10.16 01:39
    신혼초라 친구들 말에 무지 싸웠다고 하던데,, 싸울려니 아구 이건 도대체 싸울 수 없는.. 그냥 안아 주구 말죠..이유를 알죠..히이..~~ 아직 큰 탈이 없었는데..제 성격상 간섭 받느걸 되게 싫어하는데 .. 그래서 담 날 부턴 간섭 거리를 하나씩 줄여 나갔습니다..그리고 매일 처가집에 전화하구요..점수 왕창 올려 놔서 한달 간은 조용히 지낼 것 같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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