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기운에....

by 시리 posted Oct 1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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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때문에 요즘 열심히 댄스스포츠를 배우는 신랑 버스정류장에 마중
나갔다가 동네 어귀의 조금은 허름한 고깃집에서 술한잔 했습니다...
남편은 오늘 배운 동작을 일어서서까지 해보여줍니다...
한참동안 신랑 얘기를 듣고....
"나...학교에서 울었다"
"왜"
그리고 못다한 얘기가 많은지 다시 댄스스포츠 얘길합니다..
같은 동네 사는 신랑친구한테 술자리를 넘겨주고 터덜터덜 집으로 왔습니다..
술기운때문인지 또 눈물이 납니다...
앞으로 얼마나 교직생활을 할지 모르겠지만...
오늘 같은 일은 절대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솔직히 가끔 너무 급한 공문이 오면 아이들 그림 그리기나 컴퓨터등등
다른것 시키고 전 컴앞에서 작업을 할때도 있지만 오늘같은 일은 다신 없기를...
다른 선생님들 안해놓은일 뒤치닥거리로 다른애들 학습지 답 가르쳐주느라
울반애들 내팽겨치고...잠시동안 아이 잃어버려 전교를 뒤지고 다니고...
한참만에 아이를 찾았는데 눈물이 마구 쏟아져서....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한심스럽고...
다른선생님들의 무책임한 행동이 싫고...
무엇보다 제가 제일 싫었습니다...

학교는 싫은데 벌써 우리 아이들이 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