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아 본 춘란 매장은...

by 들풀처럼... posted Sep 1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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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로 오랜만에 춘란 판매전에 다녀 왔습니다.
봄 지나,산행도 포기하다시피 한 후라 오랜만에 춘란을 대하니
기분이 묘한 것이 아직 내가 젊다는 것인지 하여 피식웃고 말았지만,
그 넓은 전시장을 돌아 보면서 그 묘한 기분의 실체를 알 수 있었습니다.

  잘 배양된 아름다운 난들..., 중투에서 중압으로 서반에서 사피로
복륜에, 잎변에 단엽들...   눈이 간 곳 마다  좋은 예를 가진 난들...
  그러나 그 훌륭한 예를 가진 난 밑에 써 붙여진 가격표들...
차라리 공란으로 하여 상담이라는 표식이면 좋았을 것을...

  십 년전이나 2001이나 변한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터무니 없이 높게 올려진 가격들...  물론 그중에는 적당하거나 오히려
난의 성질에 비하여 가격이 낮은 것도 없진 않았지만, 그 수많은 난들
대부분이 부풀려서...   어제는 전야제라 하기에 그 시간에 온 사람들은
모두가 선수이기에 그것들을 이미 꿰뚤어 차고 있겠지만  상인이 아닌
일반 소장가야 어디 그런가~!

  가령, 100만원 할 난을 250만이 써 있어서  요령껏(?) 깍고 깍아서
200만원에 삿다 하자~,  그것이 횡령이지 어디 거래인가...
  물론 그 곳이 꼭 그정도로 덤테기를 씌운다는 얘기가 아니다.
일상의 정도를 넘어서기에 우리 춘란이 설 짜리를 잃어가고 있음이
안타까워 하는 말이다.

[난이라는 것이 워낙이나 알 수가 없어,삐꾸리에서 극황의 중압이
터져 나오니 그 맛에 어쩌고 쩌쩌고#$#%  ]
  이렇게 말하는 난 상인들이 자꾸 늘어나기에 아침부터 욕얻어 먹을
각오를 하고 흰소리를 했다.

  오랜만에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수도권의 오랜 친구들인 난상인을
만나 좋았지만, 그 구태의연한 풍경에 나는 숨이 막혀 소주 한 잔 제대로
권하지 못하고 서둘러 나왔다.

  오늘부터 판매전을 한다 하니 많은 님들이 가셔서 좋은 예를 가진 우수한
우리 춘란을 감상도 하고 혹 마음에 담았던 난이 있으면 적당한 가격에
담아와도 좋을 것입니다.

  참, 종로 5가의 두 아주머니도 봤습니다.


  우리 춘란계가 다시 15년 이전으로 돌아 갔으면 하는 맘은 내가 춘란을
좋아하고 십년이 넘게 쌓아온 마음 좋은 내 친구 난상인들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산에서 산채품도 예전같지 않아 장사하기가 더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 춘란은 맘좋은 당신 ~!  한국 춘란 상인들이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늘 행복하시길...                                                 들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