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by 노영복 posted Sep 03, 200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졌다....
어제만 빼고....
해마다 치르는 연례행사들로 내몸이 아닌것 같다...요즘은 회사일도 바빠 매일 이다시피 야근도 하고....

큰집에 장남이다보니 9월이 다가오면 벌초부터 걱정이된다...어제 벌초를 했다...
사촌들과 시간이 맞지 않아 고향집 근처 가까운 묘소만이라도 몇군데 해놓자 싶어 기계를 짊어봤다...
부르릉~~~!!.....기계 이상엄꼬....기름만땅....출발하려는데...
아뿔싸!! 기계만 메고 간다고 될일이 아니다. 낫,톱,물, 에푸킬라,물파스,이것 저것 챙기다보니 배낭하나가
더 늘어버렸다...길가까운곳에 산소가 있는곳은 다행이지만, 오늘 산중으로 들어가야하는 몇몇 산소는
나혼자 오를수 가 없을것 같다....배낭하나를 메고 같이 나서줄 사람이 필요한데..
칠순 아버지께 같이가시자 할 수 도 없고...난감하다...누군가 기계앞에서 서성거린다...
금령아!![금령이엄마] 같이 갈래? 간만에 맑은 공기도 좀 마시고...어쩌구...저쪄구....
말이 쉬워 벌초지...고생이 될게 뻔한데...알면서도 선듯 따라가준다니...고마울뿐....
니는 아무것도 하지말고 그배낭만 매고 따라만 다니라....맘 바뀌기전에 어서 가자...총총총>>>>
초장부터 장난이 아니다...숲이 무성해서 이제는 길을 만들어 들어가야 한다....
해마다 길을 만들어 놓지만 일년사이 어찌나 나무들이 빨리 자라는지....
나무는 둘째치고라도...이넘의 산모기와 해충은 또 얼마나 많은지?
물리고, 피빨리고,긁히고, 하이고~~!!  

그날따라 묘소주변은 또 왜그리 넓어 보이누....??
그래도" 나 일잘하지?" 하는 마누라 말한마디에 불평도 늘어 놓을 수가 없다...
그려~!! 참 잘해...기계도 함 메볼래??  컥~~!!
엄마산소를 마지막으로 3곳을 마치니 저녁 6시...기계 내려놓고...
물마시고...물파스 뿌려가며....전장정리하다가...
난생 첨 벌초따라가서 불평 한마디 하지않고 "일잘한다"는 칭찬 한마디에 죽을뚱 살뚱 모르고..
지남편을 도와주는 마눌이 어찌그리 예뻐보이는지...기분이다!!  한장찍어준다....
엥? 땀범벅된 모습 찍었다고...불평이다... 그모습이 좋아서 찍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