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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2001.03.29 19:17

병의 예방과 치료

조회 수 4025 추천 수 1 댓글 0
지금은 허구헌날 아픈사람들 틈에서 약과 주사기들고 설쳐대면서 살고 있지만
사실 어렸을 적에 나처럼 주사맞기 싫어했던 사람도 드물것이다.
특히 BCG라는 결핵예방접종을 하던 날은 알콜램프에 주사바늘을 굽는 모습이
너무나 끔찍해서 슬그머니 뒷문으로 달아났다가 남들이 버린 알콜솜 하나 집어들고
문지르며 천연덕스럽게 이미 맞은척 연기를 했었다.

약먹는 것도 그렇다.
몸에 좋은 보약이니 건강식이니 밥먹듯이 약먹으며 사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어렸을적 절구에 갈아서 나눈 쓰디쓴 약은 정말 죽기보다 싫었다.

요즘에는 경제사정들이 나아진 탓인지 정부에서 돈이 없는 탓인지 예방접종도 자기돈내고 맞는 경우가 많은 모양이다.
쓸데없는 소리는 집어치고...

난을 하면서 한동안 하고많은 농약들때문에 골머리를 썩혔었다.
약하고 주사라면 내가 오히려 전공인데...
약앞에 "농"자 한자 붙여놓으니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그래도 가끔 스트렙토마이신이니 바이브라마이신이니 아는 약이 있기는 있지만...

부지런하기도 하지...원
이놈의 농약들을 일주일에 한번씩, 한달에 두세번씩 아예 관수하듯이 농약을 처대는
사람들이 종종있다.
거기다가 근부병이나 푸사리움, 흑부병이니 탄저병같은 아는 병에 걸린 난이
하나만 발견되면 그날로 다이젠, 베노밀에 캡탄에 각종 농약은 있는데로 가져다 부어대니...

난과식물은 소위 micorrhiza(root fungus)라고 하는 세균과 공생하면서 자란다는 것은
난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 알고 있는 것같다.
봄부터 여름사이에 세균이 번식하고 가을에는 이 세균이 분해되면서 다시 난의 영양분으로 이용되는 과정이 반복된다. 결국 세균이 잘 번식한 난이야말로 가을에 튼튼하게 자란다는 것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농약종류가 병을 일으키는 병원균뿐만 아니라 공생균까지 약하게 한다는 것은 인식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결국 난이 약해서 병에 걸리고 병에 걸리면 농약을 살포해서 더욱더 난을 약하게 만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되집어 볼 필요가 있다.
키우는 난중에 병이 생긴 난이 하나 생겼다면 모든 난에 농약을 뿌리기 보다는
병든난만 격리해서 필요한 농약을 선택적으로 살포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한 교실에서 60명이 공부를 하고 있는데 그중 한명이 전염병에 걸렸다면 모든 학생들을 입원시키고 치료해야할까?
아니다!!
병에 걸린 학생을 입원시키고 치료하는 것은 당연한지만 나머지 학생들은 예방주사만 접종해도 충분한 것이다. 물론 이미 전염되고 감염되었을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한동안은 주의관찰을 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결론은 가급적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난을 배양하는 것이 난을 튼튼하게 배양하는 지름길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난을 좀더 주의깊게 관찰하고 병증을 사전에 발견되면 다이젠정도의 방제라면 또 모르겠지만....

난을 처음 배우면서 농약은 당연히 방제차원에서 해야하는 것으로 알았다.
사실 지금도 그렇게 난을 배양하는 애란인이 더 많다.
하지만 아무런 병증도 없는 난을 예방이라는 미명하에 입원치료에 해당되는 농약을 무작위로 살포해서 난을 더욱더 약하게 만드는 것은 한번 생각해봐야하는 문제가 아닐까?

올해는 철저하게 무농약 배양을 해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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