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속 산행

by 월곡 posted Jan 04, 20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R0011661.JPG

산에 다녀야하는데 눈은 쓸데없이 많이 내리고

3일간 집에만 있다가 1월 3일 바람이라도 쏘여야 살 것 같아서

9시쯤에야 집을 나섰다.

이번에는 그동안 다니지 않던 산으로 가보기로 하고

한시간 반정도에 달리니 생각했던 산지에 도착하였다.

목표로 한 산 입구의 언덕길에 눈이 쌓여 차가 올라가지 못한다.

후진을 했다가 탄력을 받아 올라가보려고 몇차례 시도하다가 

시간만 보내고 위험하기도 해서 그만 포기를 하고

주차할 곳이 마땅찮았지만 작은차는 지나갈 수 있을 만큼 한쪽에 차를 세우고

장화를 신고 입산

그런데 난이 잘 보이질 않는다.

좀 위에까지 올라가보았다.

하나 둘 난이 보이기 시작했다.

눈이 많은 곳은 그냥 지나가면서 난을 찾으려니

평소보다 많이 걸어야했다.

모처럼 산에 왔으니 좀 힘이 들더라도 힘을 내며 오르락 내리락

처음 들어가 본 곳이라 난이 기대 만큼 많지는 않았으나

두어군데는 난들이 제법 볼만큼은 있었다.

산등성이를 몇개 넘어 멀리까지 가서 난들이 별로 없는 곳에 대주 하나가 보였다.

어라 이건 황화가 될 것도 같은데..

금년에는 산채품이 잘 나오질 않는다는데 ...

새해 첫날이니 기념으로 이거라도 하나 심어봐야겠다

핸폰도 충전한다고 차에다 꼽아놓고 와서 시간을 알 수 없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니 땀도 나고 목이 탄다.

오늘따라 물도 가져오지 않고

눈이라도 한웅큼 집어먹고 싶었다.

산에서 내려오면서 보니

얼었던 길이 녹아내려서 차가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차에 도착하여 주머니에서 차열쇠를 찾는데

열쇠가 없다.

다시 천천히 침착하게 주머니를 하나하나 찾아본다.

그래도 없다.

산에다 흘린 모양이다.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른데

다시 산에 올라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오늘따라 이동 거리가 만만찮으니 찾을 자신도 없었다.

곧 어두워질 시간도 되어가고...

혹시나 차에 여쇠가 꼽혀있기를 바라면서 차문을 열어보니 열린다.

그러나 꼽혀 있기를 바라는 열쇠는 안보인다.

이거 낭팰쎄

혹시 트렁크에 흘렸으면 좋겠다는 가능성이 적은 희망을 가지고 트렁크를 열었다.

열쇠가 빵끗 웃는다.

나도 빵끗~!!

휴~!! 살았다~!!

추천 : 0